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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종이를 특수 약품에 넣자 점차 백 달러 지폐로 바뀝니다. <녹취> "한 번 찍어봐요. 딱 변하지. 대단하지 않냐?" 아예 냄비에 넣고 불에 데우자 검은 잉크가 완전히 사라지고 백 달러 지폐가 됩니다. 현금 인출기처럼 생긴 기계에서 백 달러 지폐가 나옵니다. 기계로 투입된 검은 종이가 지폐로 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국제 사기단이 연출한 사기 현장 화면들입니다. <인터뷰>블랙 머니 사기 피해자 : "화학약품으로 처리를 하면 그게 돈으로 변한다." 피해자가 촬영한 또 다른 실제 사기 현장입니다. 호주국적인 70대 부부 사기단은 해외에 예 치된 거액의 달러를 세금을 내지 않고 몰래 들여오는 비용만 대주면 들여온 돈의 일부를 주겠다며 유혹합니다. <녹취>실제 사기꾼 음성 : "지금 달러 (환율)이 좀 내려갔잖아 2천 달러 송금 수수료까지 해서 한 오백만 원 필요해요. (5백만 원 필요하다는 얘기죠?)" 그동안 2억 원을 뜯긴 피해자들은 수상쩍어하면서도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녹취>실제 피해자 음성 : "5백만 원은 구할 수 있는데 또 5백만 원 또 있다가 또 5백만 원이 나오면 갑갑하잖아요.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한번 믿어보고 싶어서 얘기를 하는데 월요일 날 제가 오백만 원을 드리고 다음주 중으로 백만 달러 안 들어오면 어떡하실거예요?" 피해자들은 사기꾼이 영어에 능하고 국제금융에도 밝을 뿐만 아니라전직 UN 직원이라 사칭하는 것에 쉽게 속아 넘어갔던 것입니다. <인터뷰>국제 사기 피해자 : "테러 자금으로 돈이 묶여서 무슨 안티 테러리스트 확인을 받아야 된다, IMF 무슨 받아야된다, 블랙 머니 마약자금이 아니란 확인을 받아야 된다, 하여튼 뭐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사기꾼은 검찰에 구속됐지만 피해자들은 아직도 사기가 아닌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이런 황당한 사기에 속아 가산을 탕진하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황당한 사기에 속았을까 생각하지만 경기 불황 속에서 사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한 방에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투자 제안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입니다. 수법이 더욱 치밀해지고 다양하게 진화하는 국제 사기를 취재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식수원인 나일강입니다. 영국의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정수장은 낡은데다 이미 용량을 초과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수장 확장은 수단 정부의 오랜 숙원이지만 재원 마련이 어려워 꿈도 못 꾸고 있는 상태입니다. 싱가폴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남성은 수단 정수장 건설 사업을 수주하게 해주겠다고 국내 한 중소기업의 사장에게 전화로 접근했습니다. 공사 자금까지 조달해 준다는 달콤한 제안도 곁들였습니다. <인터뷰>김영재(중소기업 사장) : "파이낸싱이 다 되고 파이낸싱이 직접 내가 해주는 거니까 뭐 (수단) 정보국에서 다 알고 있으니까 수의 계약할 거니까 걱정말고 온나..." 그렇지 않아도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던 김 씨는 잘만 되면 백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솔깃합니다. 하지만 사기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어 나름대로 철저히 확인했습니다. 싱가폴 현지를 찾아 사업 제안을 했던 사람의 집을 방문하고 그 가족들까지 다 만나봤습니다. 수단도 10여 차례 이상 방문했습니다. 또 사업 제안자의 주선으로 수단 에너지부 장관까지 면담했습니다. <인터뷰>김영재 : "큰 문제없이 승인 떨어졌다 하지, 그리고 승인 서류도 주고 다 계약서에 사인해서 다 정부하고 직접 장관들하고 다 계약했지, MOU 체결 했지, 그러니 뭐 어떻게 의심할 여지가 있었겠어요?" 하지만 사업추진과정에서 사업 제안자는 수수료며 변호사비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1억6천 만 원을 건네고 나서야 모두 거짓임을 알았습니다. <인터뷰>김영재 : "현재는 중소기업체 신용으론 안 된다면서 이제와서 계약하러 간다니까 그러는 거죠."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강식 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역시 1억8천만 원을 사기당했습니다. <인터뷰>이강식(중소기업 사장) : "영어라도 이렇게 자유롭게 해서 직접 내가 직접 확인한다든가 이런 것이... 그것의 어떤 허점도 지금 생각해보면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수법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취재진이 파악한 것만 해도 3명으로, 모두 8억 원 정도를 뜯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단 정부까지 사기꾼에게 속아 이용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 대한 신용은 수단에서 땅에 떨어졌습니다. <인터뷰>김달헌(코트라 수단 센터장) : "상당히 곤란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손상돼서 조금은 이제 조심시켜야되는 거 아니냐 코트라에서 그렇게 얘길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 사기 피해는 지난 97년 외환 위기 때 크게 늘었지만 그동안은 비교적 잠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말부터 불어닥친 세계적 금융 위기의 틈을 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시장이 개방되고 세계화되면서 국제사기꾼들은 그럴듯한 해외투자 프로젝트를 미끼로 주로 중소기업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인터뷰>김복식(사기 피해 중소기업 사장) : "우리가 중소기업이다 보니까 해외에서 뭐 프로젝트가 이뤄져서 그 프로젝트를 하고 나면 좀 많은 이익이 생기는 그런 입장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욕심이겠죠. 저희도 하나의 욕심이."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해외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국제 사기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심자용(코트라 해외전시협력팀 과장) :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그걸 신뢰를 하고 그쪽 사기꾼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거에서 이제 신뢰를 하게 되는 거죠." 취재진은 실제로 경찰과 함께 국제 사기 사건을 직접 추적해봤습니다. 흑인 한 명이 여행용 가방을 끌고 호텔로 들어갑니다. 한국 남자 2명도 같은 방으로 들어갑니다. 이들은 돈 천 만원과 가방을 교환합니다. 이들은 수수료 천 만원만 내면 자신들이 은밀하게 관리하고 있는 비자금을 한국에 투자하겠다며 김 모씨에게 접근했습니다. 사업자금에 목말라 있던 김 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인터뷰>김 모씨(국제사기 피해자) : "수천억 달러를 해외에다가 분산시켜서 꽂아놓은 것이 있는데 그 중에 아시아 싱가폴에 2억5천만 달러가 꽂혀있으니까 그것을 한 번 자기가 투자해줄 테니까..." 하지만 사무실에 돌아와 열어보니 가방 안에 금고가 들어있고 금고 안에는 돈이 아닌 지폐 크기의 검은 종이가 가득합니다. <인터뷰>김 모씨(국제사기 피해자) :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변호사라는 친구한테 넌 왜 나한테 현금 보낸다고 그래 놓고 까만 종이가 뭐냐 그랬더니 그게 돈이다 이거죠." 그 뒤 사기꾼들의 주장은 더욱 황당합니다. 검은 종이는 그냥 종이가 아니라 검게 칠해진 백 달러짜리 지폐라는 것입니다. 약품처리만 하면 다시 백 달러 지폐가 된다고 말합니다. 특수 약품의 대가로 또다시 돈을 요구합니다. <녹취>아프리카 라이베리아 현지 총책 : "들으세요. 돈을 대만으로 보내지 않으면 당신에게 조제법을 주지 않을 겁니다." 약품을 전달하기로 하고 만난 사기꾼들은 극도로 조심합니다. 만남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꿉니다. 만나자마자 돈부터 요구합니다. <녹취>라이베리아 사기꾼 : "(약품은 어디있냐?) 돈은 가져왔나? 50% 있는가? 50% 가져오면 약품을 가져오겠다. (안돼.)" 돈을 주지 않자 결국 행적을 감춰버렸습니다. 경찰은 통신조회와 제보를 통해 용의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태원으로 출동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녹취>경찰 : "그러니까 우리 여섯 시에 와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거죠." 어렵게 탐문 수사를 통해 용의자가 있는 곳을 찾아냅니다. <녹취>경찰 : "얘네들이 모이는 클럽에 걔가 나타났어요." 주로 외국인이 많이 드나든다는 한 술집에 들이닥칩니다. 하지만 용의자는 이미 온데간데없습니다. 며칠 뒤 경찰은 용의자 검거를 위해 다시 출동합니다. 국제사기 용의자들은 국내외를 자유롭게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소재 파악하기가 그만큼 더 힘듭니다. <인터뷰>김태경(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 "외사범죄 수사대 수사관 여권 위조를 통해서 타인 명의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 그 다음에 국내에서 일정한 거주가 없고 모텔이라든지 호텔을 옮겨다니면서 활동하기 때문에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있고요." 이번에는 현장을 덮치는 대신 용의자를 거꾸로 유인하는 작전을 택했습니다. 추적한 지 한 달여 만에 드디어 서울 이태원에서 검거에 성공합니다. <녹취>형사 : "체포 영장에 따라 당신을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라이베리아인 용의자는 또 다른 일당에 대해서도 다 털어놓습니다. <녹취>라이베리아 사기꾼 : "아부라고 통하고 저도 아부라고 알고 있습니다. (같이 사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요?) 집도 있고 한국인 여자 친구고 있고요. (아부가 돈을 잘 쓰고 돌아다니나요?) 네." 국제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 정보를 조회하고 검색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대부분의 이런 국제 사기들은 정보만 공유돼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일확천금의 유혹을 본인 스스로 경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터뷰>사기 피해자 : "안 당하죠. 이제 안 당하죠. 이제 당해서 되겠습니까? (비슷한 방법으로 와도 절대?) 어떤 경우라도 속는 일은 없을 겁니다. 확인이 안되는 경우는 무조건 100퍼센트 다 안된다고 봐야겠죠."